아먀모토씨는 이름대로 일본인이다. 그는 부산대 앞 상가에서 20여 년 전에 일본식 식당을 운영했었다. 일본 음식을 만들어 파는 식당인데 카레나 오무라이스 등의 메뉴를 내 놓았다. 조그만 가게라서 규모를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4인용 탁자 1개, 2인용 탁자 3개, 그가 요리하는 걸 볼 수 있는 주방 앞의 4인용 장탁자가 전부인 조그만 가게다. 운영했었다는 말처럼 그의 식당은 지금은 없다. 물론 야마모토씨의 종적도 알 수 없다.
그의 가게를 좀 더 소개하자면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지금과 같이 브레이크 타임은 없으며, 걸이용 메뉴판도 없다. 메뉴판 역할은 A4용지에 그가 직접 쓴 글씨의 종이를 비닐로 덮어 탁자를 오간다. 그는 도쿄 사람으로 어떻게 부산에서 식당을 운영하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좁은 가게는 점심시간이면 늘 줄을 서는 걸 봐왔다. 솔직히 나는 음식 맛은 잘 몰랐지만 바쁜 시간을 피해서 그와 몇 마디 주고받는 기회가 있었다.
“아마모토씨, 가게가 너무 좁고 손님이 늘 줄을 서는데 가게를 늘릴 생각은 없는지요”
“가게를 늘리면 고생길이 훤한데 내가 그 짓을 왜 합니까”
“장사도 잘 되는데 가게를 늘리면 돈도 더 벌 수 있지 않습니까.”
“나는 여기가 내 직장이오. 당신은 직장에서 힘든 일을 하고 싶습니까.”
“물론 아니지요”
“돈이야 많이 벌면 좋지만 나는 여기가 출퇴근하는 직장입니다”
과연 우리나라 사람이 비슷한 규모의 식당을 운영하면서 야마모토씨와 같은 생각으로 영업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궁금했다. 일본에는 100년 가게가 수두룩하다는 얘기를 듣고는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들은 맛을 기본으로 청결과 서비스를 철두철미하게 지키면서 식당영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거기에 더해 식당이 출퇴근하는 직장이라니 느긋하기도 하다.
오래 전 부산대 앞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던 일본인 야마모토씨 얘기를 꺼낸 것은 지금 한창 지역의 현안인 부산대 상권 활성화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부산대 상권이 점점 쇠락하는 현장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빈 점포는 날로 늘고 개점과 휴폐업이 자주 벌어지고 있는 실상이 지금의 현주소다. 영업은 경제활동이면서 돈을 버는 행위다. 영업의 방식도 조금은 달리해 볼 용기가 필요하다고 한다면 현실을 모르는 소리라고 하겠지만 참고로 생각해 주길 바란다. 이건 영업주에 대한 영역이지만 소비자 측에서도 줄서는 가게와 파리 날리는 객장에 대해서도 생각을 조금 달리해 달라면 지나친 편견이라고 할지 모르겠다.
※ 참고로 이 글은 일본인이 한국의 부산대 앞 상권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이 음식점을 운영하는 방법과는 다르다는 점을 전제하고 쓴 글이라는 점을 밝혀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