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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달을 보내면서
  • 김훈
  • 등록 2024-09-28 19:4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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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서는 미래를 준비하는 힘

9월은 ‘독서의 달’이다. 독서의 달은 독서문화진흥법에서 국민의 독서 의욕을 고취하고 독서의 생활화 등 독서 문화 진흥에 대한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하여 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데 따른 것이다. 그 취지에 적합한 달이 9월이라는 것이다. 

9월이 막바지 접어드니 독서의 달도 책장이 다한 듯하다. 이제는 독서라는 단어나 ‘책을 읽는다.’는 행위가 점점 우리 곁에서 멀어지고 어색해지는 건 아닌지 안타깝다. 

 

이 칼럼은 정작 8월 말에 준비했다. 제목은 ‘독서의 달을 맞으면서’로 정했다. 그러나 마음을 고쳐먹고 ‘독서의 달을 보내면서’로 바꾸어 9월의 끝자락에 갈무리했다. 이유는 독서의 달이라고 해서 독서 환경이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편견 때문이다. 다만 우리가 처하고 있는 심각하게 무너져가는 독서 환경은 정리해 보고 싶었다.

 

우리나라의 독서 환경을 말해주는 종합독서율이 어떤지 보도자료를 보면 암담하다. 지난 해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6명은 1년 동안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가 8.18일 발표한 ‘2023 국민 독서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해(2022년 9월~2023년 8월) 국내 성인층의 종합독서율은 43.0%로 집계됐다. 여기서 종합독서율이란 일반 도서를 단 한 권이라도 읽거나 들은 사람의 비율을 뜻한다.

이번 종합독서율은 전년(2021년) 대비 4.5%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1994년 독서 실태조사를 실시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우리나라 국민이 책을 읽지 않은 이유는 시간 부족, 디지털기기의 영향, 독서습관 부족, 책 가격과 접근성(도서관 등), 다른 여가 활동의 증가 등으로 꼽는다. 그러면 책을 꼭 읽어야 할 이유가 있는지가 중요하다. 책을 읽지 않은 이유에서 보듯이 예전에는 책이 정보전달과 지식 및 교양의 접근통로였지만 지금은 다른 매체가 이를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책을 읽어야 할 이유가 별로 없으니 일부의 시민이 도서시장을 메우고 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어릴 때부터 독서습관을 길러주고 디지털기기 등으로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추는 독서환경을 만들라고 주문하고 있다. 

이제는 동네서점을 찾아보기 힘들다. 책 읽는 독자도 드물지만 온라인 시장이 대세이기 때문이다. 국가는 독서문화 진흥을 위해서라도 동네서점의 임대료 지원이나 독서쿠폰제, 도서축제 등에 지금보다 더 많은 프로젝트를 내놓아야 한다. 독서 없는 국가는 미래도 없다. 책을 대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이탈리아 작가 움베르토 에코는 말했다. “책을 읽지 않은 사람은 단지 자신의 삶만 살아가지만, 책 읽는 사람은 아주 많은 삶을 살 수 있다‘고.

 

몇 일 후면 10월로 접어든다. 역설적이게도 가을이 독서의 계절이라고 9월을 독서의 달로 지정했지만 정작 독서의 계절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여름이라고 한다. 휴가기간이라는 여유와 더위라는 악조건 때문에 책을 가까이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여름에 책이 가장 많이 팔린다고 한다.(물론 12월의 연말 특수가 있긴 하지만) 

9월이 독서의 달이지만 독서에는 시간과 공간이 따로 있을 수 없다. 이제라도 아무 책이나 붙잡고 자기 자신과 인내 시험을 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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